AI 월드모델의 3개의 축
AI의 대모 - 페이페이 리의 3분법
TY KIM
Swiss School of Management - AI 박사
페이페이 리는 월드모델을 렌더링·시뮬레이션·계획으로 나누었다.
2026년 8월 19일 공개된 블룸버그 오리지널스 「The Circuit」에서 에밀리 창이 페이페이 리에게 물었다.
월드모델은 끝내 할 수 있는데 대형언어모델은 결코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이냐고.
리의 대답은 짧았다. "말이 불을 끌 수 있습니까? 말이 오믈렛을 만들 수 있습니까?"
24분짜리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대목은 아마 이 문장일 것이다. 그런데 분석할 가치가 있는 구간은 그 몇 분 뒤에 나온다.
창이 "그래서 월드모델이 정확히 무엇이냐"고 되묻자 리는 먼저 이렇게 답했다.
"월드모델은 지금 시점에서 남발되는 버즈워드 입니다."
렌더링, 시뮬레이션, 계획.
나는 이 짧은 구간이 이 영상 전체에서 유일하게 검증 가능한 기술적 주장이며, 동시에 지금 이 분야에서 벌어지는 논쟁 대부분을 설명하는 열쇠라고 본다.
1. 과부하된 단어를 셋으로 가르면
리가 제시한 구분을 그의 표현대로 옮기면 이렇다.
첫째, 렌더링이다. 월드모델이 "사람이 소비할 아름다운 픽셀"을 출력한다. 리는 여기서 OpenAI의 Sora를 예로 들었다. 둘째, 시뮬레이션이다. 이쪽은 사람만이 아니라 기계에게 봉사한다. 리의 표현으로는 "물리에 기반한 기하 구조, 즉 세계의 실제 구조를 포착하는 데 초점을 둔" 모델이다. 셋째, 계획이다.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컵이 있으면 로봇에게 "집어서 다른 곳에 놓아라"를 알려주는 것이고, 리는 이것이 "로보틱스와 매우 밀접하게 결합된" 월드모델이라고 했다.
이 셋의 결정적 차이는 기능이 아니라 채점 방식에 있다. 리가 명시하지 않은 지점이고, 내가 이 글에서 세우려는 지점이다.
렌더링의 채점자는 사람의 눈이다. 성공 기준은 "그럴듯해 보이는가"이고, 판정은 즉각적이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시뮬레이션의 채점자는 물리 측정이다. 성공 기준은 "운동량이 보존되는가, 물체가 관통하지 않는가"이고, 판정하려면 생성물에서 물리량을 추출해야 한다. 계획의 채점자는 실제 과제 성공률이다. 성공 기준은 "로봇이 컵을 실제로 집어 옮겼는가"이고, 판정하려면 로봇과 시간과 실패한 시행이 필요하다.
세 채점표는 서로 상관관계가 있을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그리고 데모 영상과 제품 페이지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거의 언제나 첫 번째 채점표의 결과물이다.
2. 렌더링은 시뮬레이션으로 자동 승격되지 않는다
이를 정면으로 시험한 연구가 있다. Bingyi Kang 등이 2024년 11월 4일 공개하고 2025년 6월 22일 개정한 「How Far is Video Generation from World Model: A Physical Law Perspective」(arXiv:2411.02385)다. 연구진은 고전역학이 지배하는 2차원 환경에서 영상 생성 모델이 물리 법칙을 실제로 학습하는지를 세 조건으로 갈라 측정했다. 결과는 조건마다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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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포 내(in-distribution): 완벽하게 일반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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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포 외(out-of-distribution): 완전히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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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적 일반화: 규모를 키우면 나아지긴 했으나, 학습한 요소들의 새로운 조합을 숙달하기에는 불충분했다.
논문이 진단한 실패의 기제가 더 중요하다. 모델은 물리 규칙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학습 예시를 모방하는" 사례 기반 일반화를 하고 있었다. 새로운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모델이 참고하는 속성의 우선순위는 색 > 크기 > 속도 > 모양 순이었다. 물리를 배운 모델이라면 속도와 모양이 먼저 와야 한다. 색이 맨 앞에 온다는 것은 이 모델이 역학이 아니라 표면 유사도로 다음 프레임을 고르고 있다는 뜻이다. 저자들의 결론은 명시적이다. "규모 확장만으로는 영상 생성 모델이 근본적 물리 법칙을 발견하기에 불충분하다."
측정 도구 쪽에서도 같은 신호가 나온다. 「PhyWorldBench」(arXiv:2507.13428, 2025년 7월 최초 공개, 2026년 5월 26일 3판)는 물체 운동과 에너지 보존 같은 기본 원리부터 강체 상호작용까지를 다루는 1,050개 프롬프트로 최신 텍스트-투-비디오 모델 12종을 평가했고, 물리 준수는 여전히 미해결 과제로 남았다고 보고했다. 3D·4D 생성 쪽 평가 프레임워크인 「4DWorldBench」(arXiv:2511.19836, 2025년 11월 25일)는 아예 지각적 품질과 물리적 사실성을 별개의 축으로 분리해 채점한다. 두 축을 나눠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둘이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는 현장의 관찰을 반영한다.
측정 도구를 더 정밀하게 만들면 문제가 한 겹 더 드러난다. 2026년 5월 11일 공개된 「PhyGround」(arXiv:2605.10806)는 고체역학·유체역학·광학 세 범주에 걸친 13개 물리 법칙을 250개 프롬프트로 나눠 영상 생성 모델 8종을 평가했다. 459명의 주석자가 5,796건의 완결 주석과 3만 7,400건이 넘는 세밀 라벨을 달았다. 이 연구가 부수적으로 보고한 수치가 특히 눈에 띈다. 물리 전용으로 만든 판정 모델 PhyJudge-9B의 종합 상대 편향은 3.3%였던 반면, 범용 멀티모달 모델인 Gemini-3.1-Pro를 판정자로 쓰면 16.6%였다.
이 5배 격차가 말하는 바는 단순하지 않다. 범용 모델은 물리적으로 틀린 장면을 체계적으로 잘못 채점한다. 그럴듯해 보이는 것과 물리적으로 맞는 것을 구분하도록 따로 훈련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렌더링과 시뮬레이션의 혼동은 생성 모델만의 문제가 아니라 채점자 쪽에도 같은 형태로 존재한다. 우리가 눈으로 데모를 볼 때 저지르는 착시를, 자동 평가 파이프라인도 똑같이 저지르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이 있다. 이 구분을 가장 정확하게 문서화한 곳은 비판자가 아니라 개발사 자신이다.
구글 딥마인드가 2025년 8월 5일 공개한 Genie 3는 720p·24fps로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월드모델이고, 약 1분 분량의 시각적 기억을 유지한다. 그런데 딥마인드가 같은 발표문에 적어둔 한계 목록을 보면 항목들이 한쪽으로 몰려 있다. "에이전트가 직접 수행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가 현재 제한적이다." "공유 환경에서 여러 독립 에이전트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정확히 모델링하는 것은 여전히 진행 중인 연구 과제다." "몇 시간이 아니라 몇 분간의 연속 상호작용을 지원한다." 화질에 관한 한계가 아니다. 전부 행동과 계획 축의 한계다.
월드랩스도 마찬가지다. 2025년 11월 12일 공개된 Marble 발표문은 이 모델이 텍스트·단일 이미지·다중 이미지·영상·거친 3D 레이아웃을 입력받아 가우시안 스플랫, 삼각형 메시, 영상으로 내보낸다고 설명한다. 물리 충돌용 콜라이더 메시까지 나온다. 그런데 같은 문서가 Marble을 더 넓은 공간지능을 향한 "한 걸음"으로 규정하고, 상호작용을 현재 기능이 아니라 앞으로의 기회로 적어두었다. 인터뷰에서 리가 말한 세 기능 중 Marble이 지금 제품으로 제공하는 것은 첫 번째이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회사 자신의 문서에서 미래형으로 서술된다.
즉 이것은 외부 회의론자의 주장이 아니다. 선두 개발사 두 곳의 공식 문서가 렌더링과 계획 사이에 아직 다리가 놓이지 않았다고 스스로 적어둔 상태다.
3. 계획이 실제로 작동한 쪽은 픽셀을 버렸다
그렇다면 세 번째 기능, 계획은 어디까지 왔는가. 여기서 이 글의 논지에 가장 중요한 사례가 나온다.
메타가 2025년 6월 공개한 V-JEPA 2(arXiv:2506.09985)는 100만 시간이 넘는 인터넷 영상으로 사전학습한 모델이다. 이해 과제에서 Something-Something v2 상위-1 정확도 77.3%, Epic-Kitchens-100 행동 예측 recall@5 39.7, 8B 규모에서 PerceptionTest 84.0과 TempCompass 76.9를 기록했다. 여기까지는 통상적인 영상 이해 모델의 성적표다.
주목할 것은 행동 조건부 변형인 V-JEPA 2-AC다. 연구진은 DROID 데이터셋의 라벨 없는 로봇 영상 62시간 미만만으로 후처리 학습을 한 뒤, 서로 다른 두 실험실의 프랑카 로봇 팔에 그대로 올렸다. 해당 환경에서 수집한 데이터도, 과제별 학습도, 보상 설계도 없었다. 메타 발표에 따르면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물체를 집어 옮기는 과제의 성공률은 65~80%였다. 물건을 집어 특정 위치에 놓는 것처럼 시야가 긴 과제에서는 시각적 하위 목표를 순서대로 제시하고 로봇이 그것을 차례로 달성하게 했다.
두 가지가 결정적이다.
첫째, 이 모델은 픽셀을 만들지 않는다. 결합 임베딩 예측 구조(JEPA)라는 이름이 말하듯 잠재 공간에서 다음 상태를 예측한다. 사람이 보고 감탄할 영상은 이 파이프라인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리의 3분법으로 말하면 렌더링 기능을 아예 포기하고 계획 기능만 취한 설계다.
둘째, 그 포기가 비용이 아니라 이득이었다. 메타는 이 방식의 계획 소요 시간을 16초로 보고하면서, 엔비디아 Cosmos 같은 픽셀 생성 방식이 4분이 걸린다고 대조했다. 렌더링을 건너뛰었기 때문에 계획이 15배가량 빨라졌다는 뜻이다.
렌더링 품질이 공간지능의 선행 지표라면 이런 결과는 나오기 어렵다. 아무것도 그리지 않는 모델이 로봇 과제에서 앞선다는 사실은, 세 기능이 하나의 사다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축이라는 명제의 가장 직접적인 증거다.
4. Cosmos Policy
정직하게 말하면 이 명제에는 강력한 반증 후보가 있다. 2026년 1월 22일 공개된 「Cosmos Policy: Fine-Tuning Video Models for Visuomotor Control and Planning」(arXiv:2601.16163)이다. 저자진에 첼시 핀, 슈란 송, 퍼시 리앙, 밍유 리우가 이름을 올렸다.
이 연구는 정확히 내가 부정한 경로를 밟는다. 사전학습된 영상 생성 모델(Cosmos-Predict2)을 구조 변경 없이, 로봇 시연 데이터에 대한 후처리 학습 한 단계만으로 로봇 정책으로 바꿨다. 로봇의 행동을 잠재 프레임으로 인코딩하고, 미래 상태와 가치 추정치를 함께 생성해 테스트 시점 계획에 쓴다. 성적은 시뮬레이션 벤치마크 LIBERO에서 평균 성공률 98.5%, RoboCasa에서 67.1%다. 논문은 실제 양팔 조작 과제에서 처음부터 학습한 디퓨전 정책, 다른 영상모델 기반 정책, 같은 시연 데이터로 미세조정한 최신 비전-언어-행동 모델을 모두 앞섰다고 보고한다.
이 결과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렌더링 사전학습이 계획에 쓸모없다는 강한 주장은 이 논문 하나로 무너지고, 그래서 나는 그 주장을 하지 않는다. 다만 이 논문이 무엇을 보였는지는 정확히 읽어야 한다. 전이는 일어났지만 공짜가 아니었다. 전이를 성립시킨 요소는 세 가지이고 셋 다 렌더링 바깥에서 왔다. 로봇 시연 데이터라는 행동 라벨, 행동을 잠재 프레임으로 넣는 인코딩 설계, 그리고 테스트 시점 계획을 위한 가치 함수다. 영상 생성 사전학습은 유용한 사전지식으로 기능했지, 그 자체가 계획 능력이었던 것이 아니다.
성적표의 내부 구조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LIBERO 98.5%와 RoboCasa 67.1%의 31.4%p 격차는 모델이 아니라 과제 난이도에서 왔다. 다리는 놓였지만 아직 좁다.
영상 안에도 반론 후보가 하나 더 있다. 리는 Marble의 활용 사례를 설명하며 영화 버추얼 프로덕션과 게임 개발을 든 뒤, 엔비디아와의 협업에서 "Marble 환경을 로봇 학습을 증강하는 데 쓰고 있다"고 말했다. 생성된 세계가 로봇을 가르친다는 주장이니, 렌더링에서 계획으로 가는 다리를 회사 스스로 제시한 셈이다.
이 진술은 중요하지만 Cosmos Policy와 증거의 등급이 다르다. Cosmos Policy에는 벤치마크 이름과 성공률과 비교 대상이 있다. Marble의 로봇 학습 기여에 대해서는 방송 인터뷰의 서술만 있고, 그 환경으로 학습한 정책이 실제 로봇 과제에서 몇 퍼센트를 기록했는지, 대조군 대비 얼마나 나아졌는지는 공개된 수치로 확인되지 않는다. 협업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협업이 성능을 올렸다는 사실은 다른 주장이고, 지금 공개된 것은 앞의 것뿐이다. 이것이 이 글이 계속 지적하는 어긋남의 전형적인 형태다. 주장은 계획 등급인데 제출된 증거는 렌더링 등급이다.
그래서 반론을 반영해 명제를 좁힌다. 렌더링은 계획으로 전이될 수 있다. 다만 전이의 매개는 픽셀 품질이 아니라 행동이 라벨된 상호작용 데이터이며, 전이량은 과제 난이도에 따라 급격히 감소한다.
5. 병목은 픽셀이 아니라 행동 라벨이다
여기서 이 인터뷰의 가장 아이러니한 대목으로 돌아가게 된다. 영상에서 리는 ImageNet의 발단을 이렇게 회고한다. "아무도 데이터에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저와 제 학생들은 학습이 데이터에 의해 추동되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죠." 2006년의 통찰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데이터가 병목이라는 것이었고, 그 결과물인 1,400만 장·2만 1,000여 범주의 ImageNet이 2012년 AlexNet과 만나 현대 AI를 열었다는 것이 이 인터뷰가 서술하는 계보다.
리 자신의 2006년 논리를 2026년의 월드모델에 그대로 적용하면 결론은 이렇게 된다. 공간지능의 병목도 알고리즘이 아니라 데이터다. 다만 이번에 부족한 것은 이미지가 아니라 행동이다.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격차가 드러난다. V-JEPA 2가 사전학습에 쓴 인터넷 영상은 100만 시간이 넘는다. 반면 로봇 조작 쪽 최대 규모 공개 데이터셋인 Open X-Embodiment(arXiv:2310.08864)는 34개 연구실의 기존 데이터셋 60개를 모아 만든 것으로, 22종의 로봇 형태에 걸친 실제 로봇 궤적 100만여 개다. 단일 플랫폼 기준 최대인 DROID는 프랑카 로봇으로 수집한 9만 2,000개 궤적, 564개 장면, 86개 과제다.
궤적 개수만 보면 100만 대 100만이라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단위가 다르다. Open X-Embodiment 논문이 밝힌 평균 궤적 길이는 약 120 타임스텝이고 제어 주파수는 310Hz다. 이 값을 그대로 쓰면 궤적 하나는 대략 1240초에 해당하고, 100만 궤적을 다 더해도 수천 시간 규모에 그친다. V-JEPA 2가 사전학습에 쓴 100만 시간이 넘는 인터넷 영상과는 백 배가 넘는 격차다. (논문의 평균값으로 내가 계산한 어림치이며, 정밀한 수치가 아니라 자릿수를 보기 위한 것이다.)
격차가 이렇게 벌어지는 이유는 수집 방식에 있다. 행동 데이터는 웹에서 긁어올 수 없다. 유튜브에는 사람이 컵을 집는 영상이 무한히 있지만, 그 영상에는 관절 각도도, 그리퍼 개폐 신호도, 실패한 시행의 기록도 없다. 로봇 궤적은 로봇 한 대와 사람 한 명과 실제 시간을 들여야 한 개가 쌓인다. 이미지는 복제 비용이 0에 수렴했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다.
행동의 ImageNet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리의 3분법에서 세 번째 기능인 계획은 정확히 그 없는 데이터셋 위에 서 있다.
6. 영상이 말한 숫자와 지금의 숫자
이 영상은 학술 발표가 아니라 방송 인터뷰다. 인용된 수치를 그대로 사실로 옮기지 않기 위해 영상의 진술과 외부 확인 결과를 분리해 정리한다.
영상의 진술 — 창은 휴머노이드 로봇 투자가 "60억 달러에 도달했다"고 말하며 그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와 대비된다는 취지로 물었다. 내레이션은 월드모델 투자를 "30억 달러이고 늘고 있다"고 했다. 창은 리에게 "10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했고 리는 정정하지 않았다.
외부 확인 — 업계 집계 기준으로 2026년 로보틱스 스타트업 투자는 6월 22일 시점에 이미 188억 달러로, 2025년 연간 150억 달러와 2021년 최고치 141억 달러를 모두 넘어섰다. 월드랩스 누적 조달액은 12억 3,000만 달러로 보도된다(2차 보도이며 회사 공시로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
여기서 얻을 것은 "영상이 틀렸다"가 아니다. 방송 인터뷰의 수치는 촬영 시점의 스냅숏이고, 이 분야에서 그 스냅숏은 공개 시점에 이미 낡는다. 자본 규모는 이 논쟁에서 증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요점이다. 60억이든 188억이든, 그 숫자는 렌더링과 계획 사이의 다리가 놓였는지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리 본인이 이 영상에서 가장 절제된 표현을 쓴 대목도 같은 자리다. 창이 "챗봇으로 치면 2019년쯤인가"라고 묻자 리는 "아마 공정한 서술일 것"이라며 "LLM에 비해 우리는 훨씬 더 이르다"고 답했다. 회의론자에 대해서도 그는 "좋은 과학도 하이프가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인터뷰에서 가장 과장된 문장은 리의 것이 아니었다.
7. 이 글이 틀릴 조건
명제를 세웠으면 반증 조건도 적어야 한다. 다음 중 하나가 관측되면 이 글의 논지는 수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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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라벨 없는 전이. 로봇 시연 데이터에 대한 후처리 없이, 렌더링 사전학습만으로 새로운 실제 조작 과제에서 유의미한 성공률이 나오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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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에 따른 감쇠의 소멸. RoboCasa처럼 어려운 벤치마크에서 LIBERO 수준의 성적이 나오고, 그 향상이 픽셀 품질 개선에서 왔다고 분리 측정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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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법칙의 분포 외 일반화. Kang 등이 측정한 색 > 크기 > 속도 > 모양 우선순위가 규모 확장만으로 뒤집히는 경우.
이 글 자체의 한계도 명시한다. 첫째, 근거가 조작(manipulation) 과제에 편중돼 있다. 자율주행과 이족보행은 데이터 구조가 다르고 여기서 다루지 않았다. 둘째, 인용한 성적은 전부 발표 주체의 보고이며 나는 어떤 실험도 재현하지 않았다. 셋째, V-JEPA 2-AC의 65~80%와 계획 소요 16초는 메타 발표 수치이고, 다른 조건에서의 독립 재현 결과는 확인하지 못했다. 넷째, Marble과 Genie 3의 한계 서술은 해당 시점 공식 문서 기준이며 이후 갱신되었을 수 있다. 다섯째, 원본은 24분으로 편집된 방송물이다. 리의 3분법은 훨씬 긴 대화에서 잘려 나온 것일 수 있고, 편집되지 않은 발언에는 내가 여기서 세운 구분에 대한 그 자신의 답이 이미 들어 있을 수 있다. 이 글은 공개된 편집본에 담긴 진술만을 근거로 삼았다.
8. 그래서 무엇을 다르게 볼 것인가
월드모델 제품을 평가할 때 — 데모 영상의 화질은 렌더링 축의 지표다. 그것으로 시뮬레이션이나 계획 성능을 추정하지 않는 편이 낫다. 물어야 할 것은 셋이다. 물리량이 측정 가능한 형태로 나오는가(콜라이더 메시, 깊이, 궤적). 행동을 조건으로 넣을 수 있는가. 과제 성공률로 채점된 결과가 있는가. 세 번째 질문에 답이 없으면 그 제품은 아직 렌더링 제품이다. 그 자체로 결격은 아니다. 문제는 렌더링 제품을 계획 제품의 가격과 기대치로 사는 경우다.
로보틱스에 AI를 붙이려는 조직이라면 — 가장 비싼 자산은 모델이 아니라 자기 현장의 행동 로그다. 어떤 작업을 어떤 순서로 시도했고 무엇이 실패했는지가 남아 있는 조직과 결과물만 남은 조직의 격차는 앞으로 모델로 메워지지 않는다. Cosmos Policy가 보여준 것은 좋은 사전학습 모델이 있어도 마지막 한 단계는 자기 데이터라는 사실이다.
투자와 정책의 관점에서 — 리가 이 영상에서 규제에 대해 한 조언은 "과학에 뿌리를 두되 공상과학에 두지 말라"였다. 이 원칙을 월드모델 논쟁에 적용하면, 판단 기준은 조달 금액도 데모의 아름다움도 아니라 어느 팀이 행동이 라벨된 상호작용 데이터의 순환 고리를 소유하는가가 된다. 데이터가 병목이라는 리의 2006년 명제는 여전히 옳다. 대상이 픽셀에서 행동으로 옮겨갔을 뿐이다.
결론
리의 3분법은 이 분야에서 나온 가장 유용한 정리 중 하나다. 다만 그것을 하나의 사다리로 읽으면 안 된다. 렌더링·시뮬레이션·계획은 채점표가 서로 다른 세 개의 축이고, 축 사이의 전이는 지금까지 확인된 범위에서 자동이 아니었다. 픽셀을 아예 만들지 않는 모델이 로봇 계획에서 앞섰고, 렌더링에서 계획으로 넘어간 유일하게 강력한 사례는 로봇 시연 데이터라는 대가를 치르고서야 그렇게 했다.
리는 인터뷰 말미에 자신을 낙관주의자라고 밝히며 역사의 궤적이 선의를 향해 휜다고 말했다. 기술에 대한 판단은 그와 별개로 이루어져야 한다. 공간지능이 다음 장이 될지 여부는 더 나은 픽셀이 아니라, 아직 아무도 만들지 않은 행동 데이터셋에 달려 있다. 그 데이터셋을 만드는 일은 2006년에 ImageNet을 만드는 일과 비슷하게 지루하고, 비슷하게 결정적일 것이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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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berg Originals, "What's Beyond ChatGPT? The 'Godmother of AI' Has a Plan | The Circuit", 2026년 8월 19일 (영상) — 인터뷰 인용 전부의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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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 B. et al., "How Far is Video Generation from World Model: A Physical Law Perspective", arXiv:2411.02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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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 J. et al., "PhyWorldBench: A Comprehensive Evaluation of Physical Realism in Text-to-Video Models", arXiv:2507.1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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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 J. et al., "PhyGround: Benchmarking Physical Reasoning in Generative World Models", arXiv:2605.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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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 Y. et al., "4DWorldBench: A Comprehensive Evaluation Framework for 3D/4D World Generation Models", arXiv:2511.19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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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ran, M. et al., "V-JEPA 2: Self-Supervised Video Models Enable Understanding, Prediction and Planning", arXiv:2506.09985 · 메타 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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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M.J. et al., "Cosmos Policy: Fine-Tuning Video Models for Visuomotor Control and Planning", arXiv:2601.16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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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X-Embodiment Collaboration, "Open X-Embodiment: Robotic Learning Datasets and RT-X Models", arXiv:2310.08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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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 DeepMind, "Genie 3: A new frontier for world models", 2025년 8월 5일 (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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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Labs, "Marble: A Multimodal World Model", 2025년 11월 12일 (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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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틱스 투자 집계: Value Add VC, 2026년 6월 22일 기준 업계 집계
대표 이미지 — Daniel L. Lu, "Ouster OS1-64 lidar point cloud of intersection of Folsom and Dore St, San Francisco" (2019), Wikimedia Commons, CC BY 4.0.


